[추진 배경 및 현황]
솔직히 말하자면, 지방을 떠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는 그들이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하다거나 문화 생활이 없어서 떠나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를 더 깊이 살펴보면, 그들이 짐을 싸는 진짜 이유는 훨씬 더 현실적이고 심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인해 살아가기 힘든 상황 때문입니다. 혹독한 겨울의 추위와 여름철의 눅눅한 습기, 벽지를 덮고 있는 곰팡이와 싸우다 지쳐가고, 아무리 절약해도 감당할 수 없는 난방비와 전기요금 증가에 시달리다 보면, 저렴한 월세의 장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립니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리모델링된 집에 속아 들어갔다가 결국 추위와 관리비에 지쳐 떠나는 청년들을 보며, 이는 정책이 겉모습에만 신경을 쓰다 중요한 사람들의 삶을 간과한 뼈아픈 실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젊은이들을 붙잡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인스타그램 감성을 담은 예쁜 인테리어가 아니라, 겨울철에도 반팔을 입을 수 있는 단열 성능과 곰팡이 걱정 없는 쾌적한 공기, 즉 일상생활을 지탱해줄 기본적인 주거 환경입니다. 지역에 대한 사랑이 있지만, 견딜 수 없는 주거 문제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떠나야 하는 이 안타까운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집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무너져가는 지역 사회의 활력을 되찾는 첫걸음이며,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문제 진단 및 현재 정책의 한계]
그동안 그린리모델링 사업이 확대되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실제 거주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을까요? 냉정하게 분석해보면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입주할 때 잠깐 설레게 하는 벽지 색상이나 바닥재의 질감에만 초점을 맞추고, 정작 매일 마주하는 추위와 결로, 그리고 치솟는 에너지 비용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단열 성능이라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 태양광 패널만 설치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결국 그 부담은 입주자의 몫으로 돌아가 정착 의지를 꺾는 요인이 됩니다.
특히 난방비가 두렵고 보일러를 가동할 수 없는 어르신들이나 경제성을 중요시하는 청년들에게 정책 홍보 책자의 예쁜 집 사진은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주민들이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이 실제로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겉모습만 바꾸는 방식으로는 보고서의 숫자를 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는 대담하게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집이 아니라 비용 부담이 없는 집, 쾌적해서 나가기 싫은 집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면 그 어떤 지원책도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정책 비전 및 목표]
이번 정책이 지향하는 목표는 단순히 지구 환경을 지키자는 구호가 아니라,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집을 만드는 것입니다. 내가 사는 집이 편안하면 밖으로 나돌지 않고 머물게 되고, 그렇게 한 사람, 두 사람이 정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마을에 활기가 돌 것입니다. 그린리모델링이 단순한 공사가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을 든든히 지탱하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본 사업의 핵심 철학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건물의 외관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으로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난방비 걱정 없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눅눅한 냄새 없이 쾌적한 여름을 맞이할 수 있는 집을 제공하는 것이,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이 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생존 전략입니다.
[핵심 정책 제안]
첫째, 청년들의 지갑을 보호하는 '청년 정착형 그린리모델링'을 제안합니다. 청년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월세보다 매달 나가는 공과금입니다. 겉치레를 줄이는 대신 단열과 기밀 시공에 예산을 집중하여 초기 관리비 부담을 크게 줄여야 합니다. 전기 요금과 난방비가 획기적으로 감소한다는 사실을 통장 잔고로 증명해 보인다면, 청년들이 굳이 비싼 도시로 떠날 이유가 사라질 것입니다.
둘째, 어르신들을 위한 '에너지 자립형 개선'입니다. 겨울철 난방비가 두려워 추운 곳에서 자야 하는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름다운 도배지가 아닙니다. 외벽에 두꺼운 단열을 보강하고 바람을 막는 창호 교체를 우선 지원하여 최소한의 비용으로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키는 복지이자, 지방자치단체의 난방 지원 예산을 절감하는 일거양득의 해법입니다.
셋째, 민간 주도의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더 이상 정부 자금에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성능 등급제를 도입하여 소비자가 직접 보고 단열 성능이 좋은 집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입니다. 그린리모델링이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조건이 되는 순간, 이는 일회성 사업이 아닌 거대한 산업 생태계로 발전할 것입니다.
[기대 효과 및 결론]
이 정책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몇 채를 고쳤느냐가 아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떠나지 않고 남았는가로 증명될 것입니다. 젊은이는 경제적으로 유리하고, 어르신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주거 환경이 조성된다면, 이런 집들이 모여 빈집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고, 죽어가던 지역 상권도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그린리모델링은 단순히 건물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생존 싸움입니다. 화려한 외관보다는 실질적인 따뜻함이 절실한 지금,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을 만드는 것이 지방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첨단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며, '떠나지 않아도 되는 집'을 만드는 것이 지방 소멸을 막는 가장 확실한 해답이라는 점을 저는 확신합니다.